긴급성의 시대, 정치 규범의 새 지평
대재앙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지구행성을 뒤덮은 대유행병의 시름과 고통이 깊어지는 가운데 그 답의 실마리는 좀처럼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인류는 지금 한 마음이다. ‘빠른 역병 종식과 일상 회복.’ 그러나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어갈 온전한 해법은 아직 우리 손안에 없다.
우리 삶의 일상을 뒤흔들 위협의 실체는 또 다른 곳에도 실존한다. 올해 초 세계원자과학자협회가 충격적인 발표를 내놨다. ‘지구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를 자정 100초 전으로 설정한다는 발표다. 70여 년의 시간 설정 역사 이래 운명의 날 분침을 처음으로 초침으로 바꿨다. 지구 위기의 실상을 드러낸 가장 극적인 시간대다. 이미 오랜 역사를 지닌 핵위협과 파괴적 첨단과학기술의 위협, 그리고 특히 최근 들어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 변화의 지구적 재앙이 초침 설정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인류를 위협하는 팬데믹 위기에 더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긴급한 과제다.
인류는 지금 국제사회의 경고처럼 절박한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에 직면해 있는 것일까. 그래서 지난해 유엔의 경고처럼 ‘굴복(surrender) 아니면 희망(hope)’이라는 극단의 선택지만이 우리 앞에 놓인 것일까. 답을 내리기에 앞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사안이 있다. 인류는 지금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불투명한 미래의 시간대, ‘6번 째 대멸종(The Sixth Mass Extinction)’이 운위되는 전율의 시간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희학원은 유엔이 제정한 제39회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벼랑 끝에 내몰린 지구의제의 정치적 진실을 다룬다. 삶의 근원을 흔드는 지구 의제, 특히 기후변화의 추동인(推動因)에 주목하며, 지금 이 시대가 함께 풀어가야 할 근원적 인식의 문제, 정치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왜 학계의 오랜 문제 제기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지구적 위기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일까. 국익의 문제인가, 현실정치의 문제인가. 마치 전철수(轉轍手)처럼 위기 국면에서 종종 역사의 흐름을 좌우하던 사회의식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인가.
올해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긴급성의 시대, 정치 규범의 새 지평”은 위와 같은 문제를 다룬다. 미래사회, 미래세대의 앞날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와 성원을 기대한다.
Peace BAR Festival 2020
KYUNG HE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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