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문명원
세계평화의 날 ‘Peace BAR Festival’ 라운드테이블 회의
인류사회 평화 지향하는 SDGs 성과 돌아보며 미래 전환 전략 도출
평화의 의미 되새기고, 세계시민으로의 실천 다짐한 다양한 부대행사 진행
제42회 유엔 제정 세계평화의 날 기념 ‘Peace BAR Festival’이 9월 21일(목)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됐다. 오전에 진행된 기념식, 기념 강연, 기념 대담에 이어 오후에는 ‘지구사회로 가는 길: Post SDGs를 향하여’를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열렸다.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유엔 NGO협의체(CoNGO) 의장, 야쓰후미 요코이 일본 오카야마대학교 부총장, 야오 야오 중국 커뮤니케이션대학교 소프트파워센터 이사가 발표자로, 조대식 국제개발협력민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이우균 한국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공동회장, 최동주 한국유엔체제학회 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회는 송세련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NGO·시민사회·교육 분야에서 바라본 SDGs
유엔은 인류의 멸절을 막기 위한 체제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설정했다. 기존의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계승·발전한 목표로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환경문제, 경제 사회문제 등을 2030년까지 해결하고 이행하기로 정한 약속이다. 총 17가지 주된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라운드테이블 회의 토론자들은 SDGs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NGO의 역할, 지역사회의 참여, 교육 분야에 주는 시사점 등을 토론했다. 이들은 SDGs의 진행 성과를 중간 점검하며 보다 적극적 실천과 시민사회의 참여, 그리고 이를 위한 세계시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발표자인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의장은 “경희학원 설립자 고(故)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가 제안한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일은 현시대 평화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을 상기시켜준다. 전쟁의 재앙과 비(非)자치 영토의 탈식민지화는 유엔이 달성하지 못한 의제이다”라며 평화에 관한 인류의 염원을 강조했다. 그는 전쟁을 유발하는 인간의 욕심 억제, 그리고 평화의 방어선 구축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전쟁과 기후변화는 인류와 지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실존적 위협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인간의 사고 체계가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평화를 인류의 가장 큰 열망으로 삼고, 인간의 마음에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평화를 소프트웨어로, 전쟁을 하드웨어로 설정해 하드웨어에만 투자해 왔다. 이제는 평화의 수단을 하드웨어로 정해 평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전쟁이 인류 상상력의 실패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라는 발언은 지금까지 평화를 후(後) 순위로 여겨온 인류에 던지는 메시지였다. 그는 평화 추구의 과정에서 NGO의 역할을 설명했다. 시민은 인권의 주체이고, 국가와 정부는 의무를 이행하는 주체라는 기본적 역할의 틀에서 NGO는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정부에 전달하는 통로와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SDGs는 NGO를 비롯한 시민 모두가 추구할 가치이고 이를 위해서는 세계시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후변화나 글로벌 이주 등이 좋은 예이다. 우리는 신종 플루와 메르스 등을 겪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예방하진 못했다. 기후변화는 인류 생존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이고, 이주는 극단적 민족주의와 안보, 군사 등의 분야에서 국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만든다. 이런 사례를 설명한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의장은 “죽음을 조장하는 세력이 소멸할 배경을 만들어야 한다. 전쟁의 재앙과 전쟁 도구의 확산을 종식하는 것이 SDGs의 큰 목표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 필요, 문화가 소통의 도구”
야오 야오 이사는 문화를 통한 소통과 국가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호혜적 관계에 주목했다. 그는 기자이자, 외교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발표했다. 기자로 일하던 2008년에는 쓰촨성 대지진을 취재했다. 당시 지진의 최중심부에서 취재하며 ‘자연이 많은 혜택을 주지만,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음’을 체감했다. 이런 경험은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 지구적 연대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으로 나아갔다.
외교관 경험은 전 지구적 연대의 방식과 필요성을 깨닫게 했다. 외교관으로서 세계 각국 인사들과 만나며 그는 문화를 활용해 소통했다. 문화 유물이나 관련 문화 콘텐츠는 대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이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끼리 친밀함을 쌓는 계기가 됐다. 문화적 소통은 개인적 친분을 넘어 공적개발원조(ODA)로도 이어졌다. 중국이 자국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버섯 재배 기술을 아프리카 국가에 제공한 것. 이 과정에서는 지도자의 태도가 큰 영향을 줬다. 그는 “전 세계가 협력하면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글로벌 싱크 탱크를 위해 동맹해야 한다”라고 밝히며 발표를 마쳤다.
SDGs는 오카야마대가 다양한 실천 활동을 벌이는 정신적 지침이다. 야쓰후미 요코이 부총장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란 대학교의 슬로건을 소개했다. 많은 대학은 국제화를 목표로 삼는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대외적 평가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야쓰후미 요코이 부총장은 국제화의 목표를 다른 의미로 설명했다. “국제화는 사회를 위해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활동이 지역사회와 글로벌 참여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카야마대는 대학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남길 유산에 대해 고심하며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전개해왔다. 대부분 대학과 시민사회의 연계를 위한 활동이었다. 이러한 활동은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아 이 대학이 아시아 최초의 유네스코 석좌(UNESCO Chair) 기관이 됐다. 이들은 ‘원영월드(One Young World) 프로그램’에 전략 파트너로 참여해 학생을 파견하고 있다. ‘201개 국가의 201개의 꿈’이란 프로젝트를 맡아, 201개 국가 청년의 삶의 목표 등을 담은 책자를 제작했다. 이 책자는 개발도상국 지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교보재가 됐다.
인류의 SDGs 성적 ‘F’, 하지만 미래세대는 우리가 집중할 희망의 원천
사회를 맡았던 송세련 교수는 야쓰후미 요코이 부총장의 발표 이후 “대학은 연구자, 학생이라는 많은 자원을 보유했다. 대학이 가진 자원을 글로벌 시스템과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낸 사례”라며 “이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중 하나다. 젊은 세대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설명을 더했다. 발표에 이어 조대식 사무총장과 최동주 회장, 이우균 공동회장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SDGs의 현재 실행 현황에 대해서는 다소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전 지구적 실천의 미흡함을 고려한 평가들이었다.
조대식 사무총장은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신중하며 낙관적인 전망인데, 희망의 원천이 남았다. SDGs가 등대처럼 지침이 된다. 지구촌 개념보다 개별 국가의 모습이 보이지만, 시민사회가 정책 결정권자들의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는 가장 큰 희망의 원천이다”라고 말했다. 최동주 회장은 개발 협력의 측면에서 사안을 바라봤다. 그는 “거버넌스를 지역사회의 수요에 기반해 설계해야 한다. 국제적 솔루션이 로컬 솔루션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참여할 방안을 설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율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시민의 지속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라고 시민 참여를 강조했다.
이우균 공동회장은 식량 안보와 평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안정적 에너지 공급과 식량 안보의 확보,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해 궁극적인 평화 달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포괄적·압축적 성장 경험을 개발이 필요한 국가에 제공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평화를 위해 한국의 개발 경험을 공유한다면, 세계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DGs 용어 더 쉽게, 시민과 젊은 세대 참여 방안 필요” ··· 시민교육 중요성 강조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시민교육의 중요성 등에 입을 모았다. 야오 야오 이사는 “우리가 모두 서로의 문명을 존중해야 한다. 역사나 문화, 정치적 체제가 모두 다르다. 서로의 문명을 인정하고 수용해 차이를 받아들이자. 그리고 희망을 갖고 전 세계를 모두 나은 세계로 만들자”라고 역설했다.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의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SDGs의 용어가 너무 어렵다. 그 용어 해석에만 집중하면 젊은 세대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목표를 더 쉽게 만들어 그들의 참여를 이끌자”라고 제안했다.
경희학원은 9월 16일(토)부터 23일(토)까지를 ‘세계평화 주간’으로 설정해 경희대 서울·국제 양 캠퍼스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9월 16일 청운관 B117호에서는 유엔 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유엔한국학생협회, 한국유네스코학생회, 유엔아카데믹임팩트 어스파이어 등이 모여 ‘제42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9월 21일(목)과 22일(금)에는 청운관 앞마당에 ‘지구시민부스’를 설치해 세계시민 활동 체험을 통해 행동하는 시민이 될 것을 다짐했다. 같은 날 서울캠퍼스 중앙로에서는 ‘경희 평화운동 사진전’을 열어 경희의 평화운동 여정을 기록한 사진을 통해 PBF의 의미를 조명했다.
9월 21일(목) 국제캠퍼스 멀티미디어관 112호에서는 ‘생태시네마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자연, 인간과 문명의 공존을 묻다’를 주제로 개발과 성장 중심의 현대문명이 자연에 가한 파괴적 결과를 성찰하며, 인간과 문명이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9월 22일(금)에는 국제캠퍼스에서 ‘세계평화 카드 뉴스 공모전’을 개최했다. 9월 23일(토)에는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호에서 ‘UNAI ASPIRE 경희 평화 포럼’이 진행됐다. ‘협력으로 해결해 나가는 위기: 기후 위기와 탈세계화’를 주제로 대학생들이 모여 평화를 위한 실천 대안을 공유했다. 오는 11월에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 ‘제9회 후마니타스 글쓰기의 날’ 백일장이 예정돼 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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