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Peace BAR Festival

도서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 : 대담, 미래를 위한 선택





이리나 보코바·조인원 외 지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환설계,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국제기구 활동가와 대학의 실천지성이 함께 모색하는 인류평화의 길






‘얼음 없는 북극’, 기후변화 문제 심각하다
현재 우리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환경의 변화가 과학기술혁명이 주도하는 또 다른 현실과 뒤섞이고 있다. 위기는 생각보다 위협적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기온 상승에 따라 극지방 빙권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수년 내 ‘얼음 없는 북극’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있는 지구의 과열 현상이 ‘자기증식 피드백 고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우려스럽다. 온난화, 극지방 메탄 방출, 사막화, 열대우림과 산림 훼손, 빙하와 판빙 유실, 해양 온도 상승, 바닷물 산성화, 산호초 파괴와 같은 것들 중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처럼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후변화 위기는 인간의 문명 활동이 자초한 인위적인 변화라는 게 과학자들의 견해다. 따라서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문제인 동시에 초국적 사안이다. 인류의 공동 인식과 대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유의 틀, 행동의 틀이 변화해야 한다.

 

한반도에 부는 희망의 바람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에는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4월 27일,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고, 새로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한 달 뒤 평범한 일상처럼 두 정상은 다시 만났으며, 9월에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차이를 힘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넘어 평화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할 때이다. ‘상생과 공영의 지대’를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신뢰의 기반을 다져 서로의 차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미래를 향한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남북 정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한반도의 봄’이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평화는 또 다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휴전선으로 끊긴 육상 교통로가 다시 열리면 부산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문명벨트’가 새롭게 형성된다. 하지만 유라시아 문명벨트가 개발과 성장을 우선하는 산업화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문명벨트가 지구 온난화와 자원고갈, 부의 불평등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엔진’이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풍요와 번영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문명 전환’은 불가능한 것일까.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
최근에 나온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은 6월 7일, 경희대학교 조인원 총장과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리나 보코바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이 나눈 대화를 수록한 것이다.

 

경희대 김민웅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대담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적 위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갈등, 한반도 평화와 유라시아 문명벨트, 새롭게 다가서는 미래를 위한 교육과 정치, 세계시민의식을 주제로 삼았다. 이번 대담과 토론의 핵심은 ‘전환 설계’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지구적 현실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해법을 찾는다.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미래, ‘큰 전환의 시대’는 양면성을 지닙니다. 이 둘 모두 인류가 그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의 가능성입니다. 상상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미래를 내다보면서 ‘미래의 현실’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런 노력에 인간과 사회, 문명과 자연을 향한 ‘전일적(holistic)’ 사유가 늘 함께해야 합니다.” -조인원 경희대학교 총장

“오늘날 우리의 문제는 그 어떤 영역도 지리적·물리적 경계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기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지구적 차원의 감수성과 책임감을 지녀야 합니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내는 일’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 경희대학교 미원석좌교수 겸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


책의 1부에서는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과 그 본질에 대해 다룬다. 다양한 연구결과와 사례를 들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며, 위기의 본질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 진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시안적 현실정치를 경계하고, 지구적 감수성을 가진 시민의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부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유라시아 문명벨트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을 언급하며 남북 간 차이가 창조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유라시아 대륙 전체의 미래와 연관되는데, 유라시아 문명벨트라는 꿈의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지구적 위기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 미래를 위한 교육과 정치에 초점을 맞춰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삶의 공적 의미와 파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지구시민의식 또한 교육으로 가능할 것이다. 풍요로운 한반도의 미래, 공정하고 평등하며 안전한 지구의 미래는 우리의 상상력과 지혜에 달렸다.

 

2012년부터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인연을 맺어온 경희대는 올해 3월 보코바 전 사무총장을 미원석좌교수 겸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으로 초빙했다. 유네스코 재임기간 동안 인류사회와 유럽 정치, 세계 교육·문화·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보코바의 업적을 기리고, 지구적 난제 해결에 동참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경희대와 이리나 보코바 전 사무총장은 지구적 차원에서 학술과 실천의 결합을 이뤄내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나가고 있다.

 

 

이리나 보코바·조인원 외 지음 | 2018.09.17 출간

134×215 | 125쪽 | 무선 | 값 12,000원 

ISBN 978-89-8222-5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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