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Peace BA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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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BAR Festival 20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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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뉴얼 월러스틴 교수, ‘문명적 전환의 정치’ 주제로 초청강연 진행
지구적 차원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의 필요성 강조
 

‘제31회 UN 제정 세계평화의 날 기념 Peace BAR Festival 2012 개최 첫날인 9월 17일, 세계체제론(World System Theory)으로 유명한 예일대학교 이매뉴얼 월러스틴 석좌교수 초청강연이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됐다. 문명적 전환의 정치(The Politics of a Civilizational Transformation) 주제의 강연을 통해, 월러스틴 교수는 "500년간 지속돼온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 뒤 "문명사적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 지구적 차원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일한 지구적 시스템의 탄생
강연 첫머리에서, 월러스틴 교수는 현 시대를 "500년마다 찾아오는 역사적 체제의 구조적 위기의 한복판"이라고 규정했다. 그의 세계체제론에 따르면, 유럽은 '긴 16세기(1450~1640)'에 자본주의 경제의 기초를 확립했으며, 식민화를 통해 유럽과 아메리카 일부를 아우르는 근대세계체제(Modern World-system)라는 독특한 사회체제를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경제의 틀로 묶인 세계는 중심부, 반주변부, 주변부라는 비대칭적 상호관계, 착취와 예속의 관계가 형성됐다. 그러나 "긴 16세기 이후 500년 가까이 유지된 근대세계체제는 자본 축적의 원리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이 원리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근대세계체제 작동 원리
월러스틴 교수는 근대세계체제가 500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콘드라티예프 주기와 헤게모니 주기가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준독점에 의한 자본주의체제가 발전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준독점은 지속될 수 없다"고 말한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노동이 중단될 경우 큰 손해를 입게 되므로 준독점 통제자들은 임금 상승을 인정하게 됐으며, 그 결과 전체 이윤이 줄었기 때문. 결국, 수요 증가에도 판매가격이 생산비 상승에 상응하는 속도를 유지할 수 없어 이윤이 압박받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본주의에 기초한 근대세계체제에 하나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 '68혁명'이라고 불리는 1968년의 세계혁명이다.

'68혁명'과 신자유주의의 반격, 그리고 한계
'68혁명'은 권위주의적-보수적 세계체제에 저항하고, 평등, 인권, 성해방, 생태 등 보편가치를 옹호했다. 월러스틴 교수는 "68혁명이 세계체제의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중도적 자유주의 지배를 끝장내고 그에 가담했던 구좌파 운동을 파괴했다"고 평가했다. '신자유주의의 대대적인 공격'이 이뤄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신자유주의는 국가 권력의 시장 개입에 반대하고 세계화-자유화를 통한 시장 개방을 주장했다. 이는 1970년 후 약 15~20년 동안 성공을 거뒀지만,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심화했다.

신자유주의적 정치 질서를 흔든 중요한 사건으로, 월러스틴 교수는 멕시코의 네오사파티스타(neo-Zapatista, 1994) 봉기,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1999), 제1회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 2001) 등을 꼽는다. 시애틀 시위는 2년 후 브라질의 포르토 알레그레(Porto Alegre)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을 태동시켰다. 세계사회포럼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옹호하며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맞서, 탈중심적 권력구조를 주장한다.

자본주의 이후 체제의 미래
근대세계체제의 위기 앞에서, 월러스틴 교수는 크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현 체제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위계-착취-양극화를 비자본주의적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체제이며, 다른 선택은 비교적 민주적이고, 평등한 체제다. 이 두 가지 가능성에 각각 '다보스 정신'과 '포르토 알레그레 정신'이라는 상징적 이름을 부여한 그는, 양쪽이 또다시 두 개의 진영으로 갈라진다고 말한다. "다보스 쪽에는 억압을 효율적 전략으로 삼는 것을 옹호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민주적 방법을 선호하는 그룹이 있다. 마찬가지로 포르토 알레그레 쪽에도 민주주의와 평등주의에 기반한 '수평주의자'들이 있는 반면, '수직적 조직'의 힘으로 부의 재분배를 통한 즉각적 경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 같은 복잡성이 지적-정치적-도덕적 혼란을 안겨주며, 결과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월러스틴 교수는 "지적 분석을 통한 '도덕적 선택'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한다.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능력을 목표에 최적화할 수 있는 '정치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으며, 자본주의 이후 체제가 현재보다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 월러스틴 교수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그는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말로 강연을 맺었다. "이 투쟁에서 '역사'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체제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는 기껏해야 50대50이다. 그러나 이는 비관주의의 이유인 만큼이나 낙관주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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