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Peace BA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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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혼자서는 온전할 수 없다”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Peace BAR Festival 2020)에서 열린 기념 특강은 ‘경쟁세계에서의 협력을 다시 요구한다(Reclaiming Cooperation in a World of Competition)’를 주제로 나오미 오레스케스(Naomi Oreskes) 하버드대 교수가 진행했다.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3) 특강
나오미 오레스케스 하버드대 교수, “경쟁세계에서의 협력을 다시 요구한다”
인류 독선과 무한경쟁 멈출 이데올로기의 전환 필요


최근 들어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편 전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라는 신종 유행병과 싸우고 있다. 인류는 지금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불투명한 미래의 시간대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경희대학교는 ‘긴급성의 시대, 정치 규범의 새 지평’을 주제로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Peace BAR Festival 2020)를 개최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지구적 의제, 특히 기후 위기에 주목하며 실천적 대안을 모색했다.


경희대학교는 1981년 경희의 제안으로 제36차 UN총회에서 제정된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1982년부터 매년 9월 21일 세계평화의 날에 즈음해 국제회의를 개최해왔다. 지난 9월 22일(화)~23일(수) 이틀에 걸쳐 열린 국제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첫날 열린 기념 특강은 ‘경쟁세계에서의 협력을 다시 요구한다(Reclaiming Cooperation in a World of Competition)’를 주제로 나오미 오레스케스(Naomi Oreskes) 하버드대 교수가 진행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개발과 성장 이데올로기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인류의 독선과 무한경쟁 시대가 지속된다면 문명의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경쟁 체제를 넘어서는 ‘협력 체제’의 구축을 강조했다.


오늘날의 번영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문제 해결 시급해
나오미 오레스케스 교수는 하버드대학교 과학사 교수이자 지구·행성 과학 겸임 교수로, 2016년 티븐 H. 슈나이더상 기후과학 커뮤니케이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미국 환경보호청과 국립과학학술원의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기후위기 등의 환경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역사를 되짚으며 특강을 시작한 오레스케스 교수는 자본주의가 자유와 경쟁을 강조하면서 삶의 모든 영역을 경제 문제로 이해하는 세계관을 발전시켰다고 언급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과거 담배 논쟁, 화석 연료 사업 옹호에 쓰였던 것과 같은 수법이 오늘날 기후위기 논쟁에도 동일하게 쓰이고 있다”라며 “신자유주의자들은 글로벌 경쟁 자본주의 아래서 세계가 번영했다고 주장하는데, 이 때문에 발생한 기후 변화는 오늘날의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19와 기후 변화가 우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은 경쟁주의, 자본주의를 제외한 나머지 체제는 인간의 본성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탐욕과 이기주의가 좋다는 사고를 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본성은 경쟁이다’라는 논리를 언론, 과학자, 지식인이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남을 보살피는 것이 나를 보살피는 것”
이 위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게 오레스케스 교수의 견해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마티유 리카르(Matthieu Ricard)의 말을 언급하며 “이타주의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협력과 친절은 항상 있다”라며 “경쟁으로 진화가 일어났고,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말하지만 경쟁보다 협력했을 때 상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타주의는 희생이 아니고, 자기를 보살피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인류가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하겠지만, 지구의 생명체를 작은 곳에 몰아넣으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또 출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도 심각하다. 기후 변화로 수백만 명의 사람이 생명을 잃고, 재산을 잃었다. 문화유산과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장을 지나치게 신격화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경쟁 자본주의가 유일하게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체제라는 믿음은 잘못됐다. 대안은 항상 존재한다. 대안이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질문은 어떤 대안이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지를 믿는가이다”라며 “사람들은 대안이 가능하다고 믿지 못한다. 화석 연료와 유전자 조작 농산물 없이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경제체제를 공평하게 만들면 역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매뉴엘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이 강조했듯 이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대안이 달성 가능하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우리가 상호 연결돼 있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책임을 찾자.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모두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믿자”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레스케스 교수는 “그 누구도 혼자서는 온전할 수 없다. 코로나19와 기후 변화가 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후 위기를 머리뿐 아니라 심장에서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고 느끼는 것에 대해 행동하고자 하는 결의를 해야 한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고 책임이 있다. 이것을 못 한다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특강을 마쳤다.


※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9월 22일(화)~23일(수) 이틀에 걸쳐 펼쳐진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관련 영상은 경희대 홈페이지 등에 올려 지구사회가 맞이한 긴급한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지혜를 널리 공유할 예정입니다.




※ 관련 기사 보기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1) 역사와 배경 
제39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2) 개회식


※ 관련 영상 및 카드뉴스 보기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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